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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림문화유산 답사기] 200년이 넘은 형제나무이야기
  • 등록일2007-08-08
  • 작성자북부청 / 홍현정
  • 조회5720
    200년이 넘은 형제나무이야기
양구국유림관리소 숲해설가 김도향



  양구군 해안면 만대리에 형제나무는 마치 데칼코마니 미술 기법을 사용한 그림을 보는 듯하다. 두 그루의 나무가 마치 한 나무인양 나란히 서 있다.  보통 시골마을에는 마을을 지키는 서낭당 나무 한 그루씩은 있기 마련인데, 이곳에선 형제나무가 그 역할을 대신하는가 보다.



  수종은 느릅나무로 나무 나이가 200살은 훌쩍 넘었음직한 이 형제나무에는 특별한 전설이 있다. 아주 오랜 옛날 마을 한가운데에 연못이 있었다. 의좋기로 소문난 남매가 그 연못 주위에서 놀다 동생이 물에 빠지자 급하게 구하려던 오빠까지 그만 목숨을 잃었다고 한다. 옛날에는 부모님이 들에 일 나가고 나면 맏이가 동생들을 돌보는 게 당연한 일 이었던 까닭에 부모대신이었던 오라비는 그렇게 안타까운 죽음을 맞았다. 그 후 이 연못의 물이 모두 말라 버리더니 나무 두 그루가 자라났고, 사람들은 그 때부터 이 나무를 형제나무라 불렀다고 한다. 그런 이유에서인지 지금까지도 사이가 좋지 않은 사람들이 그 나무 앞을 지나면 사이가 좋아진단다.



  저 출산으로 혼자 크는 요즘 아이들이 이런 행동을 이해할 수 있을지 모르겠다. 재산문제로 부모 앞에서 멱살잡이도 서슴지 않는 소수의 사람들에게 가족애를 생각해 볼 수 있게 하는 나무이다. 



  실제로 느릅나무는 건축재나 가구재, 도자기의 광택을 내는 유액으로 쓰이며 이뇨제나 염증 완화제, 종창이나 종기 등 치료제로도 쓰인다. 불면증에 시달릴 경우에는 느릅나무 잎으로 국을 끓여 먹으면 부작용이 없는 천연 수면제가 되는 등 다방면으로 유용하게 쓰였다.



  지금도 형제나무는 논 가운데 자라고 있어 농사짓기에 불편하여 베어버릴 만도 한데 건드리지 않고 온전히 남겨 놓았다. 사람들에게 재앙을 막아주는 나무라는 생각이 뿌리깊이 각인된 탓이리라. 그늘을 찾아와 쉬기도 하고, 힘든 농사일 중간에 오수(午睡)를 즐기기도 하면서, 형제나무를 보살피는 사람들은 오누이의 돈독한 형제애를 칭송하며 동네의 자랑거리로 삼고 있다. 이 형제나무는 오랫동안 마을의 역사와 함께 해왔으니 앞으로도 주민과 함께 희로애락을 같이 하며 재앙을 막아주는 수호목이 되어주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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