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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림문화유산 답사기]이별을 앞둔 아름다운 현무암협곡
  • 등록일2007-08-09
  • 작성자북부청 / 홍현정
  • 조회5621
-강원도 철원군 동송읍 장흥리 725, 한탄강 대교천 현무암 협곡 -


  한탄강 대교천 현무암 협곡은 2004년 천연기념물로 지정된 곳으로, 한반도 지질연구의 귀한 자료이며, 그 경관 또한 수려해 활용가치가 높은 지역이다. 그러나, 이 협곡에 대한 자료는 위치도 명확히 나와 있지 않을 정도로 부족했다. 결국 직접 가시덤불을 헤치며 찾아 나서기로 하였다.



  땀을 훔치며 여기저기 훑어 상류에 올라섰을 즈음, 반갑게도 오른쪽으로 아름다운 주상절리의 협곡을 발견했다. 주상절리는 화산활동 때 수증기를 가진 마그마가 분출되면서 급속한 수축과 응고에 의해 형성되는 지질학적 희귀현상으로 암석 내의 갈라진 틈이다. 눈앞에 보이는 주상절리는 손을 뻗어 건드리면 그대로 떨어질듯 한 모습으로 절벽에 자리 잡고 있었다. 어릴 적 모닥불 속에 넣어 놓은 유리구슬을 갑자기 차가운 물에 담그면 수많은 갈라짐과 함께 아름다운 모습으로 변하는 유리구슬을 생각하면 이해가 쉬우리라. 주상절리는 여러 개 층으로 이루어져 단 한번 에 생긴 형태가 아님을 짐작하게 된다.



  그러나, 이런 우리의 설렘은 오래가지 않았다. 관리된 흔적을 찾아볼 수 없는 모습, 오염으로 혼탁해져 악취를 내는 한탄강의 물줄기를 바라보며, 과연 이곳이 천연기념물로 지정된 곳이 맞는지 의구심이 들었다. 위대한 자연이 수 천년 공들여 만들어준 선물을 제대로 받지도 못하고 있었다.



  더욱이, 이곳은 한탄강 댐의 건설로 수몰위기에 처한 곳이다. 많은 나라들이 아름다운 자연은 어떡해서든 관광자원으로 개발·활용하려고 하고 있는 지금 우리의 현무암 혐곡은 수몰의 위기를 앞두고 있어 안쓰럽기만 하다. 어쩌면 이 아름다운 현무암 협곡이 보여주는 자연의 위대함과 전해주는 감동이, 댐건설이 주는 경제적 이득보다 더 크지는 않을까. 곧 이별은 준비해야함을 알면서도, 한탄강 대교천 현무암 협곡의 주상절리가 자연의 보고로서, 배움의 현장으로서, 우리 아이들의 눈동자에 비추게 될 날이 오기를 부질없이 고대해본다.


< 산림문화유산 리포터, 춘천국유림관리소 장일영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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